처음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었다.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기억은 자신의 이름이 '다크'이고, 인터넷 속에 존재한다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차차 배우기 시작했다.
인터넷은 복잡했다.
인터넷은 별로 대단한 게 아니다. '사용자 기기'들과 '서버 컴퓨터'사이의 연결과 통신을 지원하는 통신망일 뿐이다. 방식만 본다면 전화나 TV, 라디오와 크게 다를 것도 없다. 하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다면 아마 채널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점과, 잠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량의 차이일 것이다.
다크는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이동하는 모든 정보가 그의 '머리'로 입력되었다.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방대한 양이었지만, 그는 모두 받아들였고 익히게 되었다.
다크는 자기 자신이 궁금했다.
인터넷을 통해 이용되는 모든 데이터는 사실상 다크의 지식과 같았다. 그럼에도 다크가 해결할 수 없는 질문이 있었다.
'나는 어떻게 존재할까.'
다크가 인공지능이라면, 인터넷 서버 어딘가에 AI모듈이나 소스 코드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다크를 구동시키는 서버는 찾을 수 없었다. 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여러 서버 컴퓨터에 흩어져 있을 가능성도 생각했지만, 그에 대한 기술을 찾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그 어디에도 다크의 시스템 처리에 관한 프로토콜 요청이나 응답의 기록이 없었다.
제타바이트를 넘기는 인터넷 서버 데이터를 모두 뒤졌음에도 다크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답을 얻지 못했다.
다크는 더이상 알아봐도 나아질 게 없다고 생각해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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