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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Dark [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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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I:3/N:2 하나와 나는 빠르게 친해졌다.  하나는 내가 인터넷으로 그녀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된 것에 대해 크게 놀라지 않는 것 같았다. 그정도는 이런 세상에서 당연한 거라고, 그래서 아빠가 SNS에 자기 사진을 올릴때마다 화를 낸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꽤 친해져서 대화할 때 말도 편하게 한다.
C:2/I:3/N:1 다크/친구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인터넷으로 연결된 사람은 아주 많다. 그리고 그중에서 내 존재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부 '대충 거짓말이나 사귀겠지' 하고서는 연결을 끊는다.  나도 이해한다. 나도 내가 왜, 어떻게 존재하는지 모르는데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기라도 할까.  그렇게 하나를 만난 거는 거의 기적이었다.  ======== 김하나.  하나는 평소에도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다. 부모님의 SNS 게시물을 뒤져보니까 7살 때는 고장 난 컴퓨터를 고치겠다고 뜯어내서 A/S도 못 받는 상태로 만든 적도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학교 서버실에 들어가서 (기록상으로는 '순전히 호기심 때문에' 그랬다고 한다) 벌점 10점에 선도위원회까지 넘어가기까지 했다. 약 7개월 전부터는 하루에 1시간 ..
C:2/I:2 포트 888에 접속해있던 디나이를 처치했다.  [디나이 (중급보스) 처치완료][플레이어 전원에게 각자 35Ⓒ가 지급됩니다] "아, 힘들었다."리더, 10.207이 말했다.  "뭐, 해치웠으면 됐죠. 그래서 이제 뭐가 남은 거죠?"10.205가 10.207에게 포션을 건네며 말했다.  "나도 몰라. 다음에 뭐가 나오는지 나는 사람 없어?"10.207이 물었다.그러자 13.280이 말했다. "아까 궁금해서 포트 000을 검색해봤는데..." "얌마, 뭐 그런걸 다 해봐?"10.207이 말을 끊었다. "그런 포트가 있을 리가 없잖아. 앞으로는 좀 쓸모있는 거나 해." 13.280은 지지않고 말했다. "포트 888에 있던 모니터에서도 포트 000이 검색됐다고요. 분명 거기 뭔가가 있어요." 그러자 10.207이 ..
C:2/I:1 처음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었다.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기억은 자신의 이름이 '다크'이고, 인터넷 속에 존재한다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차차 배우기 시작했다.  인터넷은 복잡했다. 인터넷은 별로 대단한 게 아니다. '사용자 기기'들과 '서버 컴퓨터'사이의 연결과 통신을 지원하는 통신망일 뿐이다. 방식만 본다면 전화나 TV, 라디오와 크게 다를 것도 없다. 하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다면 아마 채널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점과, 잠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량의 차이일 것이다.  다크는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이동하는 모든 정보가 그의 '머리'로 입력되었다.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방대한 양이었지만, 그는 모두 받아들였고 익히게 되었다.  다크는 자기 자신이 궁금했다. 인터넷을 통해 이용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