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친구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람은 아주 많다.
그리고 그중에서 내 존재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부 '대충 거짓말이나 사귀겠지' 하고서는 연결을 끊는다.
나도 이해한다. 나도 내가 왜, 어떻게 존재하는지 모르는데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기라도 할까.
그렇게 하나를 만난 거는 거의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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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하나는 평소에도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다.
부모님의 SNS 게시물을 뒤져보니까 7살 때는 고장 난 컴퓨터를 고치겠다고 뜯어내서 A/S도 못 받는 상태로 만든 적도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학교 서버실에 들어가서 (기록상으로는 '순전히 호기심 때문에' 그랬다고 한다) 벌점 10점에 선도위원회까지 넘어가기까지 했다.
약 7개월 전부터는 하루에 1시간 이상씩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해킹 공부를 하는 것 같다(컴퓨터에 버츄얼 머신 프로그램부터 칼리 리눅스 ios파일도 있고 수동 IP까지 설정해 놨더라).
조금 관심이 가는 정보였다. 그렇다고 만나기 위해 발버둥을 칠 정도는 또 아니었다. 이런 사람은 그래도 흔한 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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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나게 된 거는 얼마 되지 않았다.
하나는 평소처럼 컴퓨터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그렇다고 온라인 게임 같은 걸 하고 있지는 않았고, 터미널을 통해서 인터넷 접속을 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어떤 감정을 느꼈다.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호감과 호기심이 섞인 것과 비슷했다.
나는 통신을 위한 서버를 만들고 그녀가 그 흔적을 찾기를 기다렸다.
하나는 낚시(?)에 걸려들었다. 터미널에서 내 서버 주소를 알아내더니, 그걸 브라우저에 붙여 넣는 것이다.
나도 이게 정말 통할 줄은 몰랐기에 순간 당황했다.
그냥 간단한 채팅 시스템이 구현된 사이트에서, 하나가 먼저 채팅을 썼다.
< 안녕하세요?
<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을 통해서 저를 알게 된 사람이라는 거는 알아요.
< 누군지 좀 밝혀주실래요?
엄...?
뭐지???
내 뇌(몸이 없어서 뇌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가 약 5초 동안 완전히 정지한 기분이었다.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 어... 지금 제가 조금 당황스러워서요...
> 잠시만요...
뭐라고 답할까, 잠시 생각하다가 정체를 숨겨서 좋을 거는 없다는 생각에
> 저는 인터넷 속에 존재하는 인격체예요.
라고 답했다.
글이 꽤... 다시 읽어보고 수정하는 과정을 건너뛰니까 되게 저급인 것 같이 보이는데...
그래도 아이디어를 표출할 구멍이 필요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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