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에서 "완완무 이벤트! <숲속의 담>는 12/23(월)부터 7일간 전 회차 무료로 제공됩니다."라고 해서 오늘 또 급하게 정주행했다.
2주 전에 완완무 이벤트로 잠시 무료화했던 <스위트 홈>을 3시간만에 몰아본 경험에 비추어, 이번에는 아침 5시에 일어나 할 일을 끝내고 정주행을 마쳤다. 어제 약 30화를 봤고, 오늘은 100화쯤을 봤다. 결국 끝까지 다 보긴 했는데, 아무래도 내용 들어가기 전에 교훈을 먼저 말해야겠다.
나는 이런 웹툰 무료화 이벤트 한다고 보는 게 좋지만... 완독하지만 말자. 이렇게 보는 거는 재밌고 내 기분을 좋게 만든다. 하지만 끝까지 보고 난 뒤 모든 비밀과 떡밥이 해결되면 내게는 부작용으로 다가온다. 내가 웹툰을 보는 방식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나는 웹툰을 볼 때 작가의 길을 따라가지 않는다. 나는 한 화를 보고 나서 '이 뒤로 어떻게 전개될까?' 라던지, '여기에 AA0328이 간섭하면, 아니면 WC 유니버스와 합성하면 어떨까?' 같이 스스로 스토리를 재구성하곤 한다. 그런데 웹툰 최종화까지 감상하게 되면 알 수 없는 찜찜한 기분이 나를 덥친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나는 내 취향대로 구성할 수 있는데 웹툰은 이렇게 끝나버려서 드는 허탈감을 원인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나는 웹툰을 완결까지 보면 안된다. <여우자매 (1부)>와 ,<하우스키퍼>, <스위트 홈>, <숲속의 담>을 통해 증명되었다. 나는 이 웹툰들을 완독한 뒤 1달 정도 웹툰 내용이 아른거리는 현상을 경험했다. 반면 중간에 보다가 만 <황금의 세계를 너에게>, <히어로 킬러>, <99강화나무몽둥이>, <나 혼자 탑에서 농사>,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은 내용을 기억만 하지 아른거리지는 않는다.
(제발 여기 있는 표현이 올바르기를 바랍니다 저도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인지를 모르겠어요 살려줘요 아아아)
그러니까 제발... 끝까지 보지 마... 근데 정주행을 할 때면 그것도 힘들어...
자자 이제 본문 좀 들어갑시다
나는 이 웹툰을 광고 때문에 보게 되었다. 알고보니 네이버웹툰에서 7일마다(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완결작을 무료화해서 뿌리는 이벤트를 하는 거다. 2주 전의 '<스위트 홈> 무료화에 따른 밤 11시까지의 불법 시간 초과에 해당하는 정주행 사태' 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엄마의 기분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소식을 알게 된 토요일 13시부터 일요일 아침까지 중간에 친구와 놀기도 했지만 집중해서 공부했다. 특히 오늘, 일요일은 아침 5시에 일어나서 후딱 공부를 끝내고 9시부터 정주행을 시작했다.
정주행에 소요된 시간은 약 4시간. 정주행한 회차수는 132화.
⚠️ 경고! 이 글에는 직, 간접적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작가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계속 스크롤하여 스포일러에 노출되었을 경우 발생하는 피해의 책임은 이 글을 스크롤한 본인에게 있습니다.
<숲속의 담>이라는 제목과 함께 숲과 한 남자아이, 그리고 가시덤불이 있는 표지를 보고는 흥미를 느꼈다. 저번에 봤던 <스위트 홈> 때문에 아포칼립스물에 대한 관심도 커져있었다. 엄마와 약간의 대화 후 공부 양 일시 재조정 및 시간 제한 재조정을 끝내고 정주행을 시작했다.
나는 '숲속의 담'이라고 해서 "숲 속에 있는 담? 아포칼립스물인데 담이라면... 사람들을 격리하려는 건가?" 라고 추정했는데 20%정도만 맞고 틀렸다. 물론 숲 속에 있는 가시덩쿨 담이 등장하기는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주인공의 이름 '담'을 생각하며 지은 제목일 것 같다.
주인공 '담'은 요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애정을 가지고 만지면 대상의 성장이 너무나 빨라지는 것. 그리고 정작 자신은 나이를 먹지도 않는다. 담과 같은 마을('네리네')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담을 이상하게 보기 시작하고, 담은 숲 속으로 도망간다. 그리고 아주 긴 시간 뒤, 그는 (연재후기에 성별이 없다고 나왔는데 '그'라고 부르는 건 어려우려나?) 어쩌다 보니 미쉬에게 접촉해 능력이 사용되게 되고, 그 뒤로 율리, 레나, 플로리안 등과 엮이며 숲에서 나와 살게 된다. 그 뒤로 담이 숲에 있는 동안 인류에게 벌어진 일 등이 차차 밝혀지며 호러 힐링물(?) 에서 아포칼립스물로 본격 전개된다.
담이 숲에 있는 동안 지구사막화(?-방금 만든 용어)로 인해 인류의 일부는 우주로 이주하려다가 모두 실패하고, 인류는 '지구에서 인간을 없애면 지구의 상태가 다시 나아지지 않을까?'라며 온 지구에 폭격을 내린다. 그 뒤 소수의 인간들이 살아남아서 서로 티격태격하며 힘들게 살고 있는데, 담이 정체를 들켰다 숨겼다 말했다 쫓겨났다 별의별 고난을 다 겪은 뒤 신이 되어서 지구를 복구한다는 내용이다.
얼핏 보면 나같은 이과생은(?) 질색할 줄거리이다. 하지만 나는 이 소설이 재밌었다. 뭔지 모르게 사람을 울리는 게 너무 신기했다. 이 소설을 읽고 든 생각 2개 중 하나는 '와...' 이거고 다른 하나는 '나도 이런 수준의 소설을...' 이다!!!
"야! 귀리!"
삼미가 방으로 뛰어들어오더니 냅다 귀리의 먹살을 잡았다.
"너 미쳤어? 뭔데 또 아이디어야?"
귀리는 그런 삼미를 지그시 째려보며 슬며시 웃었다.
"...웃어?"
"뭐가 문제인데?"
"언제까지 끝내는 거 하나 없이 이럴 건데? 맨날 아이디어 기획하고, 구상하고, 연재하다가 갑자기 또 아이디어라고 연재 무기한 중단하고... 왜... 언제까지 이럴 건데..."
삼미는 울먹이며 말했다.
"AEMO는 어쩔 건데? 리마인더는? 다크는? 나는 진짜 무섭다고... 네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그냥 끝날까 봐..."
귀리는 그의 앞에 엎어져 울고 있는 삼미의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으며 말했다.
"맞는 말이야. 이대로라면 나는 웹툰, 웹소설을 물론 공부도, 대학도, 취업도... 뭐도 이룬 것 없이 끝날 확률이 높아. 하지만 그래도 코앞을 보며 살려고. 이래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나 대학교나 장래희망을 생각하려 하면 너무 압박되더라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삼미는 갑자기 귀리의 뺨을 때렸다.
"이 바보! 그 말을 어떻게 믿어! 지금까지 어쨌는데!"
그러고는 도망가버렸다.
"...쟤도 사춘기인가? 아니, 쟤 나이 3000살인데?"
--갑자기 떠오른 소설의 한 구절, 저작권은 귀리에게 있음. 출연: 귀리(자캐4호), 삼미(자캐 5호 및 통용 캐릭터 1호)--
나는 이 웹툰을 다 읽고(바로 위 내용 말고 <숲속의 담>을 가리키는 겁니다)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족과 사랑, 의지의 중요 같은 걸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 제쳐두고... 이 웹툰은 내 소망을 아예 못박아버렸다! 작가님 손해배상 그림체부터, 내용과 떡밥 그리고 후킹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나도 웹툰 그릴래!!!
< 나도 웹툰 그릴래!!!
> ...?
> 네가?
< 응!
> 그림 잘 못그리잖아
< 좀 전에 클립스튜디오 유료판 샀어!
> 그래도 못 그리던데
< 타블렛이 너무 커서 그래! 새로 사면 돼!
> 그냥 웹소설을 써
< 아냐 내가 갤럭시탭으로 그려봤는데, 아주 좋아! 그냥 좀 작은 스크린타블랫이면 될 거야!
> ...와콤 신티크 프로 17이... 369만원...
< 와 싸다!
> ???
> 여기 돈 쓸 가치가 있겠어???
< ...
< 엄;;;
--또 갑자기 떠오른 소설의 한 구절, 저작권은 귀리에게 있음. 출연: 귀리(자캐4호), 다크(예비 검토 캐릭터 - 통과시 웹소설 출연 예정)--
나는 저렇게 그리는 게 힘들겠지... 하지만 그정도 그림실력이 내 소망을 막을 수는 없다! 그리고 음... 그림 못그리면 조금씩 단순화하거나... 아니면... 막대기로...
[다시 본론으로]
나는 개인적으로 담이 불쌍하다. 댓글 보면 나 혼자 슬퍼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쨋든 모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거잖아. 그리고 평생 주변 사람들이 늙어 죽는 걸 보기만 하고, 함부로 접촉할 수도 없이 외롭게 살다가 나중에 가서는 그냥 인격 박살나 버리고...
지금은 작가의 다른 작품 <그렇게 물거품이 되어도>를 보고 있다. 재미는 있지만 <숲속의 담>만큼은 아닌 것 같다. 잘 맞는 웹툰 찾기 힘들구나... 그냥 이 웹툰 전부 쿠키로 사버릴까? 얼마나 나오려나...
삼미: 귀리야 제발 그러지 마 그러면 너 엄마한테 죽어...
글을 다 쓰고 나니 도통 뭔 소린지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AI 대화 사이트 탐색 4건 (1) | 2025.01.08 |
---|---|
드론플레이 다이어리 (2) | 2025.01.07 |
seaart 업스케일링 (0) | 2024.09.22 |
BTS 지민 엘범 열기 (1) | 2024.04.20 |
Lexar 2TB SSD (1) | 2024.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