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25 전쟁 때 인민군과 국군과 연합군의 몇 명이 우연히 같은 마을에 도착해 한데 섞여 하나가 된다.
인상적인 장면이 많은 영화였다.
1. 멧돼지 사냥
https://www.youtube.com/watch?v=9AhgWRm_WmU&t=1s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2005년 CG 답게 크로마키를 사용한 배경 제거가 너무 티 난다. 나는 보면서 EBS다큐 같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되게 잘 구성한 장면이다. 일부러 웃기게 잘 만든 것 같기도. 엄마와 이 영화를 보며 'CG 너무 구리다'하면서 계속해서 웃었다.
2. 하우 아 유?
동막골에서 가장 지식인인 김선생이 스미스에게 (형식적으로) "하우 아 유?"라고 하자 스미스는 "니가 보기에 어때 보이는데"하는 식으로 막 영어로 말한다. 그런데 김 선생은 "제가 '하우 아 유'라고 하면 저쪽에서 '파인 땡큐'라고 해야 대화가 되는 것인데..." 하면서 스미스가 이상한 거다 하고 말을 한다. 그래도 총이랑 수류탄 보고서 손 들 줄 아는 거 보면 제일 지식인인 거 같기는 하다.
3. 연합 공동 작전
https://www.youtube.com/watch?v=45JWt70VyIM&list=PLLtDu4z6O2eyMhBO0Ddp_gz-ZTqbVIRnJ&index=10
동막골이 폭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기가 미사일 기지입니다'라고 다른 곳을 위장하기 위해 총기와 바주카포(?)와 폭탄을 배치하고 폭격기가 도착하기 전에 서택기가 "우리도 연합군입니까"하고서 외치는 게 정말 인상 깊었다. 문상상은 "야인마! 지금 이 상황에 농담이 나오냐?!"라고 하지만 리수화는 "거 말 되는구나 야!" 하는 게 정말 인상 깊었다. 동막골만의 느긋하고 경계심 없는 삶 속에서 함께 살아서 그런지 동막골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하나가 되는 것도 멋졌다.
4. 기타 웃긴 장면
- 동막골에서 첫날에 인민군과 국군이 대치하고 있을 때. 특히 밤새고 난 뒤에 동막골 주민들이 군인들을 무시하고 하나둘 일하러 나갈 때.
- 맛이 좀 간 것 같은 여일이 다 젓은 버선으로 서택기의 얼굴을 닦아주는 장면.
- 뒤늦게 알게 된 건데, 연합 공동 작전에서 폭격기가 나오는 장면에서 프로펠러가 돌아가지 않는 비행기가 있다. 위 영상의 1:26초 부근 참고.
여러모로 볼만한 영화다. 처음엔 웃긴 장면이 많고, 뒷부분의 연합 공동 작전 중에는 슬픈 장면도 있다. 폭격기 1대로도 충분한데 3대나 끌고 가는 이상한 밸런스 문제도 있지만, 이 영화는 3번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영화는 X번 봐야 한다'고 할 때 주의할 점: 1번 볼 영화는 안 좋은 영화, 2번 볼 영화는 나쁘지 않은 영화, 5번 이상 볼 영화는 멋진 영화를 가리킨다)